시작 그리고 또 다른 시작 (~ing)

2010/06/17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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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삼성전자에서 입사지원서가 학교로 날라왔어요. 아싸라비야! 드디어 때가 되었어요. LCD 총괄이래요. 그런데 근무지가 탕정이에요. 탕정이 어딘지 몰라요. 아무렴 어때요. 자기소개서를 써요. 쓸 내용이 정말 없어요. 곱게 자라지도 않고 막 자라지도 않았으니깐요. 하루 종일 써요. 교수님이 읽어 보시 더니 수정하래요. 쓸 것도 없는데 자꾸 수정이래요. 그래도 이거 하나 잘 써놓으면 올 해 자기소개서는 무난하게 가니깐 참아요. 처음에 3페이지 썼는데 최종 판은 1/3 페이지 나왔어요. 그것도 겨우 나온 거에요.

서류 통과 SSAT 통과 면접 보러 오래요. 두근두근 해요 교수님은 계속 웃는 연습만 하래요. 혼날 때도 웃으래요. 친구들이 옆에서 정신 나간 놈 같대요. 바보처럼 보여도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면접장으로 갔더니, 여긴 입대할 때와 상황이 비슷해요. 죄~다 검정색 정장이에요. -_- 입대 할 때는 걔네들이 다 동기였는데, 얘네들이 죽어야 내가 살 수 있어요 ㅡ_ㅡ++ 내 차례가 다가와요.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 담배도 못 펴요. 친구 앞에서 애써 태연한 척 해요. 면접 보러 입실했어요. 이것 저것 물어봐요. 한쪽 뇌에서는 웃으라고 하고, 한쪽 뇌에서는 답변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마지막 질문을 받았어요. 이런 망했어요. 마지막 답변에서 말이 꼬였어요. 별 수 없어요. 시간은 주어 담을 수 없으니까요.

하루, 이틀 초조한 시간이 흘러가요. 결과가 문자로 통보되는 날이에요. 긴장 되서 죽어요. 이렇게 죽을 순 없어요. 친구한테 장난문자를 보내요. ‘LCD 총괄 합격을 축하합니다.’ 친구가 좋아 죽어요. 장난인걸 알고 날 죽이려고 해요. 그 날,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어서야 문자가 하나 와요. ‘LCD 총괄 면접 합격을 축하합니다.’ 기분이 날라가요. 완전 좋아 죽어요. 점점 커진 기대를 끌어안고 입사해요. 두근두근의 연속이에요.

 

현재

4시 55분… 핸드폰에서 연신 알람이 울려요. 1분만 더, 1분만 더, 결국엔 5시 20분에 일어나요. 후다다다다닥 10분만에 샤워를 마치고 지각을 면하기 위해 머리도 못 말리며 출근 준비를 해요. 5시 35분 집에서 출발해요. 지각을 면하기 위해서는 밟고 또 밟아요. 절실하게 느껴요. 나도 지하철 타고 출, 퇴근 하고 싶다고.

5시 57분에 겨우 입문했어요. 하루하루 지각을 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이어져요. 밥 먹고 PC 앞에 앉아요. 업무가 시작되면 엑셀과의 전쟁이에요. 점심 먹고 PC 앞에 앉아요. 또 엑셀과의 전쟁이에요.
저녁 먹어요 PC 앞에 앉아요. 또 엑셀과의 전쟁이에요.어느덧 10시에요. 내일 또 엑셀과 전쟁하기 위해 쉬러 가야 해요. 집에 가요. 씻고 자요. -_- 보람찬(?) 하루가 또 흘렀어요.


P.S
 현재 내용은 과장된 내용도 있겠으나,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점도 꼭!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상용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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