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My Way Doin It

2010/06/28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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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리듬감 부재로 재즈를 권유받았다가 지금까지도 플레이 리스트에 올리고 있네요. , 그꿈을 우리무대에서....두잉잇 마이웨이한번 해보실래요? 이번 공연에? , 형님의 리듬위에 제 천한 목소리 얹을 수 있다면 제 평생 영광이지만 지금 제가 결절 치료중입니다. , 그게 더 멋있는데 , 형님 얼굴에 먹칠합니다.ㅠㅠ중음이 아예 소리가 안나와요. 제안만으로 저는 충분히 가슴 벅차네요^^ 무한 영광입니다^^.
그 꿈을 우리무대에서…. 두잉잇 마이웨이한번 해보실래요? 이번 공연에?

응? 영수는 당황했다. 이게 무슨 얘기지? 지금 설마 남궁연님의 무대에서 나보고 노래를 하라는건가?

형님의 리듬위에 제 천한 목소리 얹을 수 있다면 제 평생 영광이지만 지금 제가 결절 치료중입니다. ㅠㅠ

영수는 감히 하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제안만으로 충분히 가슴 벅차고 영광이다고 남궁연님에게 답 DM을 보내고 트위터 창을 닫았다.

형!!!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얘가 또 뭔소리야? 영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무슨 일인데?

방금 연이형이 나보고 무대에 같이 서달라고 했어!!!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영수는 조금전에 있었던 트위터 대화 내용을 내게 들려 주었다.

너 남궁연씨랑 맞팔해?

나도 트위터는 하고 있지만, 아니, 오히려 영수보다 훨씬 먼저 트위터를 시작했지만, 연예인이나 유명인들과 맞팔하는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 영수가 남궁연님에게 무대에 서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 보다 남궁연님과 맞팔이라는게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20년동안 팬질 하고 있는 신해철씨의 경우 팔로우어가 9000명이 넘지만 본인이 팔로우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이 특별히 이상한 일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유명인들의 트윗은 그렇기에 영수와 남궁연님이 맞팔이라는게 더 신기했다. 아니 맞팔까진 괜찮다. 둘이서 대화를 나누었다는것이 신기했다.

 

아니.. 그게 아무리 트윗이지만 가능해? 난 36살 먹고 찌질이란 얘기 들으면서도 좋다고 신해철씨가 RT를 날린날 블로그에 일기 썼었다.
신해철 트위터/ 여친을 만들어서 델꾸와라 찌질아(반드시 이승철 팬으로.복수다)RT @devin_ii @cromshin @Taijirang 해철형 멘션도 받고 부럽,,, 전 여친 안생겨도 혼자라도 갑니다.(지금껏 그랬어요,,,)
유명인 혹은 연예인과의 트윗은 보통 이런 식이다. 그냥 단순히 지나가다가 갈긴 글 한줄에 팬은 감동받고 일기쓰는게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영수와 남궁연님은 대화를 했다. 그것도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프로 뮤지션의 무대에 보컬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이.. 이거 뭐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전화기에 대고  쏟아내는 영수의 흥분을 오른쪽 귀로 받아 내면서 영수를 진정시켰다.

그냥 하면 되잖아? 어차피 할거면서 왜 안하려는 척을 하고 그래? 할거니까 나한테 자랑하는거 아냐?

형… 트윗으로 링크 보내줄테니까 한번 들어봐

<buckshot Lefonque – My Way Doin It>

음… 음… 음… 영수야 어렵겠다.

영수가 노래를 잘 하는건 인정하지만 래퍼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건 그냥 랩이 아니라 어머어마한 분량의 랩과 하이 톤의 공격적인 플로우를 가진 RATM 스타일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곡이었다. 게다가 공연까지는 불과 열흘.
어마어마한 분량의 랩가사
다음날 남궁연님은 영수의 의사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공지를 띄워버렸다.
남궁연 트위터/@KungFuYoungSu 블루노트 첫공연의 일반인 출연자! 많이 떨리시죠?하드코어메탈재즈는 쉬운장르는 아닙니다. 특히 영어가사를 한글로적어 대충 소리나는대로 부르시던데 이번엔 꼭 외워서 해주세요.(이분이 이번공연 '끔찍'게스트) , 영수님께서 이번공연에 연주하는 곡입니다 @KungFuYoungSu : http://j.mp/9kldlt<Buckshot Lefonque-My Way Doin It>하드코어 메탈재즈.
이제 방법은 두가지. 트윗 계정 삭제하고 잠수 타던가, 무대에 선 다음에 잠수 타던가.

 

역시 내 짐작대로 영수는 이미 곡 가사 검색부터 시작해서 연습을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어마어마한 양의 랩과 쉴새없이 빠르게 이어지는 하이톤의 플로우, 쏟아지는 라임, 생소한 단어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래는 고사하고 가사를 외우는것 조차 9일만에 가능한 일이 아닌듯 했다. 연습하면 할 수록 답이 보이기는 커녕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갔다. 영수가 남궁연님께 도움을 얻고자하면 그냥 열심히하라는 말뿐… 남궁연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한번 만나본적도, 영수 목소리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배짱으로 그런 모험을 하는거지?

날짜는 하루하루 지나갔고, 9일은 9시간 같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6월 19일 그날이 되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우리는 공연장소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 도착했다. 세팅되어 있는 악기들과 조명 테스트가 한창인 무대를 보니, 옆에 있던 나도 주눅 드는 느낌이다. 아직은 텅 빈 객석이지만, 몇시간 후면 사람들로 꽉 찰 예정이고, 영수는 400명의 관객 앞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 세팅되어 있는 악기들
잠시후 남궁연님이 도착하였고, 영수와 남궁연님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곧 리허설은 시작 되었다. 영수는 아직 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해서 좀 불안한 모습이었다.
리허설 중인 영수리허설 중인 영수와 남궁연리허설 중인 영수와 남궁연리허설 중인 영수와 남궁연리허설 중인 영수리허설 중인 영수와 남궁연
리허설은 그렇게 연습 한번으로 마무리 되었고, 이제 관객들 앞에서 무대에 서는 일만 남았다.
공연 전 남궁연과 영수
저녁 7시. 드디어 밴드의 오프닝 곡을 신호로 커튼이 올라가며 공연은 시작되었다. 그 뒤를 이어 몇곡이 더 연주되고 이제 영수의 차례. 영수는 무대에 올랐다. 이제 도망갈 곳은 없다. 망설일 수도 없다. 잠깐의 정적. 그리고 시작되는 거친 비트와 멜로디.
무대 위 영수
영수는 마이크를 들었다.

 

Let me enhance your mind with a brand-new design. Rap’s attacks tracks with the drums and bass lines

 

무대 위 랩하는 영수
Can’t define why my rhyme inter-twines with heavy guitar 
strikes That bust out street lights. My flight starts from dusk to dawn 

그래 영수야 날아 올라라. 이 무대는 네 것이다. 너의 비행은 황혼에서 새벽까지 계속될거다.

 

무대 위 랩하는 영수
Can’t label what I’m doin’, no lines were drawn. 
My mind’s on a whole new level of change. Some consider it a blessing, some say that it’s strange. Rearranged when I’m doin’ and it just ain’t fly.

무대 위 랩하는 영수
Can’t be God no matter how hard you try. 
Like Dr. Maya Angelou when I rise I’m bound to gain credit like the Nobel Peace Prize. No lies,
무대 위 영수와 남궁연
those who chose to stay froze Are trapped in this madcap world to make bankrolls So, I’m gonna let my flow set the trend And fall deep within and let it begin!!!
호응을 유도하는 영수
Doin’ it my way!! Doin’ it~ Doin’ it~

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래퍼 영수


1절을 마무리 한 후 2절이 시작되었을때 영수는 가사를 몇번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관객들 앞에 9일동안 잠시도 손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던 가사를 적은 종이를 펼쳐 들고 랩을 이어갔다. 관객들의 환호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가사적은 종이를 보며 랩하는 영수가사적은 종이를 보며 랩하는 영수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소절. 영수는 외쳤다.

 

가나다라마바사도 못하던 내가 
어쩌다가 영어로 랩을 하게 됐나? 
그래도 기분좋아 
무대위에 섰잖아
자 이제 마지막!!!
연이형!
뛰어!!!!!!!!!!!!!!!!!!!!!!!!!!!!!!!!!!!!!!!!!!!!!

 

관객들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영수와 남궁연
무대 위 래퍼 영수와 남궁연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래퍼 영수

Doin’ it my way!!!!!!!!!!!!!!!!!!!!!!!!!!!!!!!!!!!!!!!!!!!!!!!!!!!!!!!!!!!!!!!!!!!!!!!!!!!!!!!!!!!!!!!!!!!!!!!!!!!!!!!!!!!!!!

무대 위 래퍼 영수무대 위 래퍼 영수

형! 그거 알어?
다끝나고 나니까 연이형이 두 팔 벌리고 오더라…
진짜 울뻔했어..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고… 막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됐어
꿈을 꾸었는데….
그리워하던 꿈과…
그에대한 기대감과,,,
부담과…
그리고 동경과…
뭐 그런게 한방에 속에서 다 터져버렸어….
그 꿈이 날 두팔벌려 감싸줬잖아….
그때 울고 싶더라…
꿈은 꿈이라고…
생각속에만…
놔두고 살았는데…
그 꿈이 내 모든걸 감싸주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
무대 위 껴안는 영수와 남궁연
뒤를 돌아 사람들…
봤는데…
다 뒤집어 지고 있더라…
그거 보고…
드럼사인 맞춰서…
점프하고 다시 등뒤를 봤는데…
관객들은
여전히 광란하고 있고…
날 보고 엄지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막보이고
무대 위 래퍼 영수
아…
그 느낌…
진짜…
ㅠㅠ

 

나 이걸 꿈꾼거야란 생각이 드는거..
보통 무대 끝나면
다행이다 끝났다
이런 생각 들어야될건데…
그래 이거야…
라는 생각…
내가 꿈꿨던게 이런거였는데…
암튼…
지금 책상에 앉아있고…
담배피러 나갔다 오는게..
이상해..
난 그냥 내 일상속에선
평범한 놈인데..
그 곳에선…. 난 주인공이였어.

이어지는 박수소리.
영수의 꿈같았던 하지만 분명한 현실이었던 4분 8초간의 무대는 이어지는 환호 속에서 두 남자의 뜨거운 포옹과 함께 그렇게 끝났다. 나도 왠지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내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영수야, 정말 멋있었다.

부록1 : 남궁연님과의 트위터 인터뷰. 영수야 살빼라.

이현종:안녕하세요. 영수놈 사진담당 이현종입니다. 전에 인사 드  렸죠? 다름이 아니라 이번 공연에 대해서 글을 좀 써보려고 하는데  , 몇가지 질문 좀 드려도 될까해서요. 트위터로 이루어진 공연 답  게 인터뷰도 트위터로^^, 질답 내용은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 이  번 공연에 대한 포스팅과 함께 올리고 싶습니다. 생각해 보시고 허  락해 주시면 몇가지 질문 좀 드릴께요. 남궁연:네 고맙습니다. 공  연이후에 하고 싶습니다. 괜찮으신지요? 이현종:안녕하세요 현님.   공연의 여운이 아직도 안가시네요. 저는 영수에게 일어난 꿈같은   일에 대해서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글과 사진을 통해 다른 사람들  과 그 기적과 감동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사진 찍으면서 제가 울컥  했다니까요.. 그래서 허락을 구하고 싶은게 제가 찍은 사진중 영수  가 무대에선 사진과 영수가 무대에선 사진과 영수와 형님이 함꼐   찍힌 사진, 그리고 대기실에서 영수와 포옹하는 사진을 웹에 게시  하고 싶습니다. 포스팅은 http://www.news.samsung.com/kr/195와같  이 작성됩니다. 남궁연: 맘대로 올려도됨 걱정말고, 대신 글은 잘  써야됨!! 이현종:감사합니다ㅠㅠ글은 당연히 잘써야죠^^ 남궁연:사  진도 딴거 알아서 올리셔. 단 리사것만 기획사 있으니 일단 빼고   이현종:첫번째 질문입니다. 단순히 트윗 몇번 주고받았을 뿐인데   어떻게 영수를 무대에 세울 생각을 하셨는지요? 설마 단순히 그영  수가 그곡을 알았기 때문에?ㄷㄷㄷ남궁연:질문을 주욱 보내놓으셈   전 지금 취침시간이라서 이현종:헉 정말 그래도 되나요?ㅠㅠ정말   감사합니다. 목적이 변질되지 않도록 잘 쓰겠습니다ㅠㅠ 그럼 안녕  히 주무세요^^ 헉 일어나셨나보네요,, 그럼 서둘러 질문을,,,2)리  허설 한번으로 영수를 무대에 세우기 불안하지는 않으셨는지요? 플  랜B는 준비되어 있었는지. 3)영수는 연이형 덕분에 다시 꿈을 꾸게   되었따는데, 영수에게 연이형같은, 연이형께도 그런 꿈같은 존재가   있는지요? 4)앞으로도 트윗 유저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주실건지요?(그럼1년후에 일렉기타 배워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_-) 5)영수에게 한말씀 부탁해요^^ , 남궁연:1)자신이   성대결절로 무대를 포기했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포기자들은 그런   핑계를 대죠. 그리고 평생 한으로 품고살죠 한은. 풀라고 있는거지   품으라고 있는게 아닙니다. 2)플랜b는 순서에서 제외하는 거였답니  다. 3)그게 바로 김광민님 입니다. 저는 언제나 그분께 칭찬받는것  을 기준으로 연주합니다. 늘 같은무대 서기를 바라구요 ,   이현종:2)헉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네요ㅠㅠ , 남궁연:4)기  회는 늘 있씁니다. 기회가 공평하지 못한것이 대한민국의 상처입니  다 5)삼성은 직원 과체중울 방치합니까? 또 하나의 가족이면 채근  도 하셔야죠? 이현중:5)ㅋㅋㅋㅋㅋ명답입니다^^ 두번째 기적이 일  어나겠네요. 형님 말씀이라면 영수 살 뺄겁니다 정말감사합니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 둘에게 기적같은 경험 주셨어요. 어제 남궁연   악단 op.1CD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다시 들으니 새롭던데요 ^^ 정  말 고마웠고 그 경험과 감동 널리 널리 알리겠습니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부록2. 꿈은 여기까지. 이제 현실세계로 다시 로그인할 시간.
공연 후 남궁연과 영수
공연 후 끌어안는 남궁연과 영수

평범한 직장인 둘에겐 정말 꿈과 같은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그건 꿈이 아니라 분명히 일어났던 현실이었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팔로우를 했을 뿐이고, 트위터를 통해서 얘기 나눌 수 있었던것만 해도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일이었는데, 그와 함께 무대에 서는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무엇으로 이걸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냥 기적? 그냥 운? 저는 소통과 교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얘기 나누지 않았다면, 서로 음악적 공감대가 맞지 않았다면, 이런 환상적인 일이 과연 영수에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시한번 남궁연님 @NamgoongYon 과 인텔 코리아 한인수 이사님 @Frank_Intel 님께 감사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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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Foundry PE/TEST), 박영수 (STECO) 공동 작성.

 


이현종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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