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추억을 선물한 사람들 ④다기능 소형 TV ‘이코노보이’ 기억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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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amsung Innovation Museum, 이하 ‘S/I/M’)엔 진귀한 물건이 많습니다. ‘저런 제품이 있었나’ 싶을 만큼 까마득한 옛 제품에서부터 보자마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죠. 이 같은 사료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건 다름아닌 ‘기증’입니다. 옛날 물건을 기증하는 건 곧 거기 담긴 ‘이야기’를 통째로 전달하는 것과 같은 일일 테니까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5회에 걸쳐 S/I/M에 소중한 물건을 기증해준 분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네 번째 주인공 역시 지난 편과 마찬가지로 사료 기증 캠페인에 기꺼이 동참해준 세 명의 삼성전자 임직원입니다.


S/I/M엔 세월의 더께를 고스란히 담은, 오래된 물건이 가득합니다. 지난 8월 한 달간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료 기증 캠페인도 사료 수집에 당당히 한몫했죠. 향수를 절로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둘러보면 인기 TV 드라마 시리즈 ‘응답하라’를 볼 때처럼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 정겹습니다.

삼성 최초 카세트 라디오, 다기능 소형 TV, 국내 최초 자체 기술로 개발된 전자레인지… 오늘 소개해드릴 세 개의 기증품 역시 한 시기를 풍미했던 삼성전자의 옛 기기들입니다. 각 제품과 기증자의 특별한 사연, 지금 바로 소개해드립니다.

 

‘삼성 최초 라디오 카세트’, 이렇게 생겼구나!

이정구 대리의 유년 시절 추억이 깃든 'SP-320P' 실물▲이정구 대리의 유년 시절 추억이 깃든 'SP-320P' 실물

이정구<아래 사진 참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대리가 S/I/M에 기증한 제품은 라디오 카세트(모델명 ‘SP-320P’)입니다. 이 대리 어머니가 결혼 당시 외할아버지에게 혼수로 받은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라디오 카세트’란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데요. 오랜 기간 다락방에 보관돼온 탓에 다소 낡은 외형에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합니다.

이정구 대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살았던 고향집 다락방에서 이 카세트를 발견했는데요. 당시 그의 가족은 이사하면서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모아 다락방에 보관해왔습니다. 이 대리는 몇 년 전 이곳에서 옛 물건들을 살펴보던 중 우연히 이 기기를 발견했다고 하네요. 그는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이 카세트로 주현미·이은하 등 당시 인기가수의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는 얘길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이정구 대리

이 대리의 기증품은 일단 S/I/M 내 수장고에 보관될 예정인데요. 그는 "이 카세트를 기증하기 위해 회사에 갖고 오던 날, ‘이걸 개발·검증·조립했던 분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계실까?’ 문득 궁금해지더라”며 “S/I/M 방문객들이 이 기기를 보며 ‘이렇게 오래된 물건을 어떻게 썼을까?’란 생각보다 ‘이걸로 어떤 음악을 들었지?’란 생각을 먼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월이 좀 더 흘러 지금 쓰는 제품이 ‘추억 속 물건’이 되면 그때 또 한 번 기증하고 싶어요. 추억은 결코 돈과 바꿀 수 없는 거니까요.”

 

라디오에 카세트, 5인치 TV까지? ‘이코노보이’

라디오와 카세트, 여기에 5인치 TV까지 더한 ‘다기능 소형 TV’. 요즘 젊은 세대엔 다소 낯선 이 제품의 명칭은 ‘이코노보이’<아래 사진 참조>입니다. 당시만 해도 이 기기는 오늘날 스마트폰처럼 혁신적 제품이었는데요. 실제로 꽤 많은 학생이 이코노보이를 활용, 교육방송을 시청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세상과 소통했죠.

‘이코노보이

S/I/M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이코노보이를 기증한 안병훈<아래 사진 참조> 삼성전자 DMC(Digital Media&Communication) 연구소 차세대미디어팀 사원의 가족은 삼성전자와 인연이 깊습니다. 안 사원의 할아버지는 삼성전자 제품을 특히 애용했고 그의 아버지는 과거 삼성전자에 근무했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안병훈 사원 집엔 삼성전자 관련 물건이 꽤 많습니다. 시계와 무선호출기(일명 ‘삐삐’), ‘삼성반도체통신’ 문구가 선명한 배지, 반도체 칩 모양의 넥타이핀…. 심지어 안 사원의 아버지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당시 사용했던 명함과 월급명세서, 사령장도 전부 보관돼 있죠.

 안병훈<아래 사진 참조> 삼성전자 DMC(Digital Media&Communication) 연구소 차세대미디어팀 사원

안병훈 사원은 “어릴 적 할아버지 집에 놓여 있던 이코노보이가 굉장히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며 “계속 집에 두면 우리 가족만의 추억으로 남겠지만 S/I/M에 보관되면 더 좋을 곳에 쓰일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기증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실 이코노보이 말고도 삼성 최초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 같은 물건도 많았는데 이사하며 많이 잃어버렸어요. 집 안 어딘가에서 오랫동안 방치돼온 이코노보이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잘 보관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걸 보며 느꼈던 신기함과 감동, S/I/M을 찾는 분들에게도 전해지겠죠?”

 

30년 추억 깃든 ‘최초 자체 개발 전자레인지’

송지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사원이 기증한 전자레인지(모델명 ‘RE-610W’)는 송 사원 가족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제품입니다. 지난 1978년 11월 국내 최초 자체 기술로 개발된 이 제품은 30년 이상 고장 한 번 없이 부엌 한편을 든든히 지켜왔죠.

03송지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사원이 기증한 전자레인지(모델명 ‘RE-610W’)ㅁ송지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사원이 기증한 전자레인지(모델명 ‘RE-610W’)▲외형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전자레인지. 30년 이상 송지형 사원 가족의 주방을 지켜온 제품입니다

이 전자레인지는 송지형 사원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6년 그의 어머니가 결혼 선물로 구입한 제품인데요. 당시에도 젖병을 소독하고 우유를 데우는 등 어머니의 힘든 육아 생활을 도와준, 고마운 물건이었습니다. 오랜 추억을 담은 물건이기 때문일까요? 기증을 결정한 직후 송 사원의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습니다. “렌지 안녕, 수고했고 고마워!” S/I/M에 도착했을 당시, 기기를 두르고 있던 빨간색 리본 속 메시지에선 송 사원의 어머니가 이 제품을 얼마나 아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는 아들 편에 “좋은 제품 만들어준 삼성전자에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렌지 안녕! 수고했고 고마워!’ 리본 속 메시지에서 송 사원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렌지 안녕! 수고했고 고마워!’ 리본 속 메시지에서 송 사원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송지형 사원은 온 가족의 추억이 듬뿍 담긴 전자레인지를 건네며 “수많은 선배와 동료의 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된 제품들이 좀 더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지금 쓰고 있는 제품도 나중에 꼭 S/I/M에 기증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고요.

소중히 써오던 전자레인지를 기꺼이 S/I/M에 기증한 송지형 사원과 그의 어머니▲소중히 써오던 전자레인지를 기꺼이 S/I/M에 기증한 송지형 사원과 그의 어머니

그저 ‘옛날 물건’처럼 보였던 기기들에 따뜻한 사연이 더해지니 한결 달리 보이지 않나요? 앞만 보며 바삐 달리기보다 가끔은 지난 추억을 되짚으며 잠시 쉬어가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누군가에겐 추억을, 누군가에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그리우실 땐 S/I/M을 찾아주세요. 오늘 소개해드린 기기를 비롯, 수많은 국내외 전자 제품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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