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카메라 덕분입니다!” 전국 각지서 날아온 소방관들의 감사 편지
세상 모든 직업을 ‘사명감’ 순(順)으로 정렬했을 때 소방관은 단연 상위권에 위치할 법한 직군이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려 기꺼이 화염 속으로 뛰어드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라고 두려움이 없을까? 열화상카메라는 그런 의미에서 반갑고 또 유용한 장비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농연(濃煙) 속에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 인명 구조에 천군만마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열화상카메라는 시민이 제안한 사회 문제 해결 아이디어에 삼성전자가 힘을 보태어 함께 실현하는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을 통해 탄생했다. 2016년 현직 소방관(한경승, 경기 동두천소방서)이 포함된 ‘이그니스’ 팀이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내 대상을 받았고 해당 아이디어의 사회적 기여도가 크다고 판단한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과 제작, 보급에 나섰다<관련기사는 여기 참조>.
삼성전자가 제작한 1000대의 열화상카메라는 지난해 소방의날(11월 9일)을 시작으로 전국 18개 시도 소재 소방서∙안전센터∙소방정대∙(테러)구조대 등에 순차적으로 보급돼 사용 중이다. 보급이 시작된 지 6개월여,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그중 일부 사연을 모아 정리했다.
※각 사연은 한경승 소방관이 개설, 운영 중인 이그니스 사용자포럼 웹사이트에서 발췌, 재구성했습니다(일부 익명 게시 사연의 작성자는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2월 12일 오전 6시 8분. 경기도 부천의 한 원룸텔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화재가 난 곳은 ‘ㅁ’ 자가 겹쳐진 형태의 미로 같은 복도 안쪽이었는데요. 때마침 1주일 전쯤 보급 받은 열화상카메라로 각 호 방화문을 비춰보니 유독 한 방의 온도만 4℃가량 높게 측정됐습니다.
손으로 방문을 여러 차례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고, 화재 흔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희미하게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았어요.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휴대용 랜턴 뒷부분으로 창문을 깨고 열려는데 “쩍” 소리가 났습니다. 창문 틈에 테이프가 둘러져있었던 거죠.
컴컴하고 연기 자욱한 방 안엔 번개탄 세 개가 피워져 있었고, 그 옆엔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진 제 또래 젊은 친구가 보였습니다. 호흡이 멎기 직전이더군요. 곧장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고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어요. 신임 소방관이던 제가 난생처음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 경험이었습니다. 열화상카메라를 만들어주신 분들이 어찌나 고맙던지요.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선 시야 확보가 관건입니다. 불길 속에선 당장 30㎝ 앞도 구별하기 어렵거든요. 매일 드나드는 집도 불이 꺼진 상황에선 길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데 화재 현장에선 어떻겠어요. 들고 나는 길을 찾지 못하면 베테랑 소방관도 얼마든지 고립될 수 있답니다. 저 역시 내부가 복잡한 공장 화재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다 고립돼 크게 당황한 적이 있죠. 운 좋게 무사히 나오긴 했지만 그때 생각했어요. ‘소방관 안전을 확보하려면 열화상카메라는 무조건 필요하겠구나!’ 하고요.
이후 전 개인적으로 열화상카메라를 장만하려 적금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 자신은 물론,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보장되고 현장에서 더 좋은 장비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운명처럼 열화상카메라를 받았습니다. 요즘 전 화재 현장은 물론, 수상 구조 현장에서도 열화상카메라를 잘 쓰고 있습니다. 열화상카메라가 차가운 물 속 열기 있는 물체를 제법 또렷이 파악하더라고요. 특히 어두운 밤, 수면 위 물체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전국 모든 소방대원이 열화상카메라를 쓸 수 있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는 무거운데다 워낙 비싸 출동이 잦은 구조대에만 배치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얼마 전 관내 화재 출동 당시에도 내부에 짙은 연기가 가득해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열화상카메라를 활용, 신속히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보급 받은 열화상카메라는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법도 어렵지 않아 활용도가 높습니다. 이 장비가 한 현직 소방관의 생각에서 시작됐단 얘길 듣고 무척 놀랐어요. 그 아이디어에 공감해 기술과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삼성전자에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지원해주신 장비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소방 공무원을 위한 지원이 지속된다면 더더욱 힘을 내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주최 아이디어 공모전 삼성투모로우솔루션을 통해 보급형 열화상카메라 아이디어를 낸 ‘이그니스’ 팀원들이 손수 개발한 열화상카메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위쪽 줄 가운데가 한경승 소방관이다
올 1월 27일 오전, 한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단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전기 콘센트에서 약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불씨는 발견하지 못해 단순 전기 합선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얼마 전 보급 받은 열화상카메라로 화재 현장을 이리저리 비추던 중 우연히 천장에서 높은 열이 감지된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즉시 천장에 설치된 반자(ceiling, 방이나 마루의 천장을 가려 만든 구조체)를 제거해보니 아니나다를까, 그곳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더군요. 덕분에 불길을 빨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진화 작업에 도움을 주신 열화상카메라 제작진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지난해, 대구에서도 모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구조가 복잡하고 탈출구도 좁아 투숙객 구조에 난항이 예상됐죠. 하지만 열화상카메라를 사용했더니 이전까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후미진 곳까지 시야가 확보되더군요. 그 덕에 하마터면 놓칠 뻔한 투숙객 두 명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열화상카메라 만들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더 힘내주세요!
아파트 주차장 차량 화재 현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짙은 연기와 뜨거운 열기로 꽉 찬 공간에서 불이 시작된 곳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죠. 실제로 현장에 출동하면 그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때마다 생각나는 장비가 열화상카메라였어요. 정말 필요하고 현장에서 유용할 장비이지만 시(市)의 예산 지원을 기다리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죠. 열화상카메라를 받고 보니 ‘현장에서 순직한 대원 중 몇몇은 이 장비만 있었어도 살아 나왔을 텐데…’ 싶더군요. 좋은 장비 기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오래오래 사용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열화상카메라를 지급 받아 잘 쓰고 있습니다.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장비는 너무 크고 무거워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반면, 이번에 받은 열화상카메라는 ‘대한민국 소방관을 위한 맞춤 장비’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열화상카메라를 만들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소방에 더 많이 관심 갖고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관내 한 섬유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섬유가공기계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로 번지는 상황이었죠. 화재의 특성상 배관 내 불씨를 확인하려면 개폐구를 일일이 확인해 잔불을 정리해야 했는데요. 열화상카메라 덕분에 정확한 불씨 지점을 찾아 화재를 깔끔하게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응단장님과 센터 팀장님을 비롯, 함께 일하는 동료 모두 “좋은 장비”라고 입을 모으더군요. 앞으로도 화재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열화상카메라를 지참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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