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리 미술을 집 안으로, 로건 힉스 X 삼성 아트 스토어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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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전시장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미술 작품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감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아트는 물론, 회화, 설치, 심지어 스트리트 아트 또한 디지털 매체에 자리를 잡고 있다.

더 프레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삼성 아트 스토어도 스트리트 아트와 소비자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여러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로건 힉스 (Logan Hicks)와의 파트너십이 바로 이 경우이다. 거리의 미술이 거실까지 진출한 셈이다.

삼성 뉴스룸이 로건과 만나 창작 프로세스와 영감의 원천에 대해 듣고 아트 스토어와의 파트너십이 작품을 발전시키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로건 힉스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정교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포토리얼리즘 형식으로 도시의 풍경을 묘사한다. 여러 겹의 스텐실을 사용해 도시의 미학적 요소를 극도로 정밀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 로건 힉스의 작업 과정

 

영감의 원천, 볼티모어부터 캘리포니아 그리고 그 너머

Q: 스텐실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예술 커리어를 비롯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나는 상업용 스크린 인쇄 사업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이후 개인 작품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위해 볼티모어에서 캘리포니아로 둥지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핸드 컷 스텐실 작업을 직접 해본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영감을 화폭에 담는 작업 프로세스는 다른 미술 장르와 비슷하지만, 스텐실의 경우 더 정성을 들여야 한다. 작업 결과도 각기 다르게 나온다. 이런 도전적 상황에 맞서 정교한 디테일을 나타내기 위해 여러 레이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Q: 작품에 영감을 주는 요소가 있다면?
여행은 영감의 원천이자 우울증 치료제다. 새로운 나라, 사람, 장소, 문화를 만날 때마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는다. 여행을 다녀오면 기쁜 마음으로 작업실에 돌아간다.

현재 거주 중인 뉴욕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 뉴욕은 365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도시 그 자체가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활기찬 도시가 팬데믹 기간에는 완전히 텅 비어 있던 모습을 보였는데, 평소와 대조적인 이 모습 또한 흥미로운 한편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로건 힉스의 모습

Q: 사진 촬영부터 최종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작업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가?
작업 과정과 작품 자체를 혼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나는 원래 작업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간단히 설명하자면, 촬영 후 명암을 다양하게 하여 사진을 오리고 스프레이 칠을 한다. 대개 작업 시간의 약 75%는 이미지 준비, 스텐실 자르기, 스텐실 붙이기 등에 할애한다. 이후 채색 과정은 신중하게 작업을 진행하는데, 페인트를 한 번에 두껍게 칠하는 다른 스텐실과 다르게, 나는 조금씩 스프레이를 뿌려 원근감과 질감을 표현한다.

로건 힉스의 작업 과정

Q: 작업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과정이 있다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실험해본 후 정할 때가 가장 좋다. 풍경을 사실적으로 보여줄지 또는 회화적으로 표현할지, 저녁의 고독함을 표현할지, 밝은 낮의 활기를 표현할지 등을 생각한다. 스텐실 한 벌로도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한데, 가장 적합한 분위기를 찾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Q: 수년 동안 작업한 파트너십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내 경험에 비춰보면, 외부 간섭이 적은 파트너십이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선 작가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뉴욕 골드만가(Goldman family)를 위해 그린 ‘바우어리 벽(Bowery Wall)’이나 스코프 아트 페어(Scope Art Fair)에서 포르쉐 전기차와 함께한 파트너십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트 스토어로 온전히 즐기는 스텐실 예술의 세계

Q: 아트 스토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된 계기는?
아티스트가 예술을 계속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을 감상할 관객을 찾기 위해서다. 아트 스토어는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창구였다. 새로운 작품 전시 방식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요즘 주택은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작품을 널찍한 한 공간에만 걸어두는 것이 아니라 아트 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곳곳에 공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로건 힉스가 벽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

Q: 캔버스, 벽돌/콘크리트 벽, 광고판 등 기존에 작업했던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더 프레임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어떤 점이 다른가?
좋은 작품은 캔버스, 벽, 디지털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프레임은 내 작품이 어디에 걸 것인지, 누가 작품을 다운로드할 것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나아가 내 작품 가운데 대중으로부터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작품은 무엇일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벽화처럼 특정 장소를 위한 작품을 만들 때는 주변 환경, 조명, 벽 표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벽화의 성공 여부는 주변 환경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도록 표현하는지에 달려 있기도 하다. 하지만 더 프레임은 작품을 벽이 아닌 디지털 공간에 전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보다는 작품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로건 힉스가 색깔을 혼합해 작업하는 모습

Q: 에어로졸을 통해 색상을 혼합하는 걸로 아는데 작품을 디지털로 전시할 때 이 시그니처 기법이 주는 매력은 뭔가?
내 작품은 다양한 차원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멀리서 보면 주제가 눈에 들어오고, 가까이서 보면 작품의 디테일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더 가까이서 감상하면 작품의 프로세스, 색깔이 혼합된 방식, 작품 표면을 구성하는 페인트 방울이 점묘법처럼 세세하게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 디스플레이로는 작품의 디테일을 감상하기 어려운데, 더 프레임의 매트 디스플레이는 스프레이 페인트의 디테일과 미묘한 색상 변화를 모두 전달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벽이나 캔버스에 작품을 전시했을 때처럼 다양한 거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의 느낌을 자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Q: 작가님은 이미 이스탄불, 마이애미, 볼티모어, 뉴욕, 튀니지, 파리 등 전 세계에서 대규모 벽화를 제작한 적이 있는 걸로 안다. 아트 스토어 파트너십이 어떻게 더 많은 고객들과 만나고, 작품의 접근성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전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 작품을 직접 볼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 보통 벽화를 대도시나 연고가 있는 도시에서 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장소가 아닌 곳에 있는 사람들과도 만나고 싶다. 아트 스토어 파트너십은 호주의 시골 외곽 지역에 사는 사람도 맨해튼 중심지에 사는 사람처럼 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Q: 더 프레임에 전시할 만한 작품 세 가지를 추천한다면? 간략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모네(Monet)의 집 앞을 그린 그림, The Entrance

▲ The Entrance, 2019

Enter는 모네(Monet)의 집 앞을 그린 그림이다. 모네의 정원(Monet’s Garden)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꽃들이 녹색 안개처럼 나를 둘러쌌고, 꽃향기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모네의 집 앞에 서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해보았다. 모네가 매일 아침 정원을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보았을 풍경이 이런 모습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Monet)의 정원을 보고 그린 그림, Giverny

▲ Giverny, 2019

이 작품도 모네의 정원을 보고 그린 그림이다. 걸작이 탄생한 곳에 직접 서 볼 수 있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이곳을 좋아하게 됐다. 어린 시절에는 미술사 책에서 모네의 그림을 많이 봤다. TV나 영화를 통해서 모네의 작품을 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원에 들어선 순간 마치 내가 그림 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네가 그림을 그리던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으니 그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천국을 봤는데 어떻게 그림으로 남기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파리 거리 풍경을 그린 그림, Axon

▲ Axon, 2018

나는 파리를 좋아한다. 문화, 음식, 예술, 건축물 등 파리의 모든 부분을 사랑한다. 이 그림은 리옹(Gare De Lyon)역 밖으로 나가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 당시 이 작품에 영감을 준 장면을 사진으로 찍으려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왜 길거리를 찍어? 별로 예쁘지도 않잖아. 기차역이 훨씬 아름다운데라고 물었다. 하지만 내게는 이 거리가 기차역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여행자일 때는 모든 것이 새롭다는 사실이 좋다. 모든 것이 신선하다. 가장 지루해 보이는 풍경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좋은 그림의 힘이다.

기술과 창작의 융합, 예술의 확장을 이끌다

Q: 작가님은 전통적인 예술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디지털 세계와 전통 예술 기법이 융합되고 있는 현재,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나?
어떤 것이 전통적이고 전통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예술은 언어이기 때문에 예술가는 다양한곳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구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요즘에는 작품이 더 프레임 사이즈로 줄어들 경우 어떻게 보일지 주로 생각한다. 또 어떤 작품이 사용자의 스크린에 오랫동안 전시될 만큼 충분히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지도 고려한다.

Q: 디지털 아트 플랫폼이 아티스트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기회에는 어떤 것이 있나?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바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갤러리를 방문해 수천 달러를 내고 작품을 사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아트 스토어에서 내 작품의 이미지를 다운로드해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언젠가 이들이 직접 실물 작품을 찾아보고 구매하게 되기를 바란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좋은 그림이다. 느낌, 경험, 생각, 기분, 그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는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는 범위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
나는 항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 주고 싶다. 때때로 현실과 예술 세계 사이 장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더 프레임은 예술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로건 힉스의 더 많은 작품은 더 프레임 내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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