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의 완성’ 낙관 만들기, 지우개로 간편하게!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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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여섯 번째, 마지막 칼럼으로 인사 드립니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어쩐지 이른 아침 부는 찬바람처럼 마음 한구석이 휑한 느낌이네요. 갖고 있던 뭔가를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비록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난 건 아니었지만 ‘칼럼’이란 매개를 통해 여러분과 어느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괜히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기운 내야겠죠?

오늘 주제는 ‘낙관(落款) 만들기’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낙관의 정의를 찾아보면 ‘작가가 자신의 글씨나 그림 따위에 이름이나 호를 쓰고 도장을 찍는 일, 또는 그 도장’이라고 나옵니다. 낙관은 캘리그래피에서도 종종 필요합니다. 특히 기본 자세를 익히고 초급 수준을 넘어서면 누구나 자신의 낙관을 만들어두는 게 좋습니다. 낙관 유무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한층 달라져 보이곤 하거든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낙관 3종 세트’ 두인·아호인·성명인

우선 낙관 제작에 필요한 재료부터 알아볼게요.

위 사진의 1번은 전각 재료입니다. 크게 ‘고정 틀’과 ‘전각(조각)칼’로 구분되죠. 2번은 완성된 낙관을 실제로 찍어볼 한지입니다. 3·4·5번은 각각 기름종이와 사포, 모눈종이고요. 오른쪽 위 6번은 인주입니다.

위 사진의 1번은 전각 재료입니다. 크게 ‘고정 틀’과 ‘전각(조각)칼’로 구분되죠. 2번은 완성된 낙관을 실제로 찍어볼 한지입니다. 3·4·5번은 각각 기름종이와 사포, 모눈종이고요. 오른쪽 위 6번은 인주입니다.

낙관의 종류엔 크게 ‘두인’과 ‘아호인’, 그리고 ‘성명인’ 등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일종의 ‘세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두인은 셋 중 크기가 제일 작으며 작품 맨 윗부분 시작 지점에 찍어줍니다. 아호인과 성명인은 크기가 같은데요. 아호인은 작가 자신의 호(號)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제일 처음 하실 작업은 모눈종이를 활용, 낙관을 디자인하는 겁니다. 이때 디자인 작업은 낙관의 실제 크기로 진행해야 하므로 일단 낙관 크기대로 윤곽선을 그려줘야 합니다.

제일 처음 하실 작업은 모눈종이를 활용, 낙관을 디자인하는 겁니다. 이때 디자인 작업은 낙관의 실제 크기로 진행해야 하므로 일단 낙관 크기대로 윤곽선을 그려줘야 합니다.

이 작업을 마치면 아래 사진에서처럼 네모난 상자가 완성되는데요.

이 작업을 마치면 사진에서처럼 네모난 상자가 완성되는데요.

낙관 디자인이 맘에 들 때까지 다양한 서체를 연습해보는 게 좋은 만큼 상자는 여러 개 그려두는 게 좋겠죠? 작품 크기에 맞춰 골라 쓸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낙관을 미리 제작해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참고로 아래는 제가 갖고 있는 크기별 낙관을 나열해본 겁니다.

크기별 낙관을 나열해본 겁니다.

 

방향은 반대로… 돌로 작업 시 ‘팔 힘’ 각오해야

이제 본격적 디자인 작업에 들어갈 차례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 두인 ‘랑’과 아호 ‘이랑’의 서체인데요. 여러분도 다양한 서체를 실험하며 맘에 드시는 걸 고르시면 됩니다.

사진은 제 두인 ‘랑’과 아호 ‘이랑’의 서체인데요. 여러분도 다양한 서체를 실험하며 맘에 드시는 걸 고르시면 됩니다.

디자인이 완성됐다면 앞서 소개했던 재료 중 기름종이를 이용해 똑같이 따라 그려줍니다. 어릴 적, 기름종이 많이 사용해보셨죠? 그때를 떠올리며 쓱쓱 그려주시면 됩니다. 아래 사진(왼쪽)을 보시면 모눈종이 위에 기름종이가 올려진 게 보이실 거예요. 그런 다음, 연필로 글씨와 상자 윤곽선까지 그려주시기 바랍니다.

디자인이 완성됐다면 앞서 소개했던 재료 중 기름종이를 이용해 똑같이 따라 그려줍니다 사진(왼쪽)을 보시면 모눈종이 위에 기름종이가 올려진 게 보이실 거예요. 그런 다음, 연필로 글씨와 상자 윤곽선까지 그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 동영상으로도 한 번 보실까요?

여기까진 잘 따라오셨죠? 다음 작업부턴 팔이 약간 아프실 테니 각오(?)하셔야 할 거예요. 제목에서 ‘힌트’를 드린 것처럼 오늘은 지우개를 활용, 낙관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제 경우, 낙관 제작 수업을 진행할 때 “격렬한 운동은 하지 말고 오라”고 귀띔하곤 합니다. 보통 낙관 재질이 돌이고, 이 돌을 전각칼로 파야 하기 때문에 팔 힘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실제로 작업에 몰두하다보면 팔이 후들후들 떨리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두인 작업을 해볼 거라서 두인 크기에 적합한 지우개를 준비했습니다. 가로 1㎝, 세로 3㎝ 정도 될까요?

 두인 작업을 해볼 거라서 두인 크기에 적합한 지우개를 준비했습니다. 가로 1㎝, 세로 3㎝ 정도 될까요?

이 지우개의 단면에 (앞서 모눈종이에 그려둔) ‘랑’을 새기려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방향입니다. 도장을 떠올려보세요. 도장은 그냥 볼 때와 찍힌 형태가 서로 다르죠? 거울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는 지우개 위에 모눈종이를 올린 모습인데요. 처음 모눈종이에 그렸을 땐 분명 ‘[랑]’이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방향입니다.

지우개 위에 모눈종이를 올릴 때 뒤집어 올린 거죠. 그래야 글씨를 파고 난 후 찍었을 때 정상적 방향으로 보일 테니까요. 그런 다음, 모눈종이가 움직이지 않도록 손으로 꽉 잡아주세요.

모눈종이가 움직이지 않도록 손으로 꽉 잡아주세요.

이제 글자 그대로 전각칼의 뾰족한 부분을 활용, 콕콕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지우개에 글씨 선이 새겨지거든요.

글자 그대로 전각칼의 뾰족한 부분을 활용, 콕콕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도 동영상으로 감상하시면 이해가 한층 빠르실 거예요.

글씨대로 찍어준 후 모눈종이를 들어내면 새기려는 글자가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나타납니다. 다만 진짜 낙관을 새길 땐 돌에 이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인 만큼 콕콕 찍을 때 힘이 좀 더 들어갑니다. 그 사실, 잊지 마세요!

글씨대로 찍어준 후 모눈종이를 들어내면 새기려는 글자가 사진에서와 같이 나타납니다

 

‘직선으로 파기’ 유념… 수정은 사포로

이제 다시 맨 앞 재료로 돌아가 고정 틀을 준비해주세요. 지우개를 이 틀에 끼워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지우개는 재질이 부드러워 약간 움직일 수도 있지만 실제 낙관 제작용 돌을 끼우면 전혀 흔들리지 않고 꽉 고정된답니다. 고정시키는 법도 아래 동영상을 통해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우개를 틀에 고정시킨 후엔 다시 전각칼을 이용해 작업을 시작해주세요(작업 동영상도 아래쪽에 첨부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직선’으로 파내려가야 한다는 겁니다. 사선을 파내려갈 경우, 자칫 실제 크기보다 작게 찍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 파셨다면 지우개에 인주를 묻혀주세요. 파서 홈이 생긴 글씨 선을 제외하고 빨간색 인주가 잘 묻혀진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아래 사진>.

 주의할 점은 ‘직선’으로 파내려가야 한다는 겁니다. 사선을 파내려갈 경우, 자칫 실제 크기보다 작게 찍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 파셨다면 지우개에 인주를 묻혀주세요. 파서 홈이 생긴 글씨 선을 제외하고 빨간색 인주가 잘 묻혀진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완성된 두인을 한지에 찍어 확인해볼게요. 인주를 묻혀 찍을 땐 모든 면이 잘 찍힐 수 있도록 힘을 고루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 완성된 두인을 한지에 찍어 확인해볼게요. 인주를 묻혀 찍을 땐 모든 면이 잘 찍힐 수 있도록 힘을 고루 주는 게 중요합니다.

어때요, 판 모양 그대로 잘 나왔죠? 좀 더 화려한 디자인을 원하신다면 글씨 주변에 직선이나 곡선 등을 추가로 삽입, 장식해보세요. 아래 제 낙관을 참조하셔도 좋겠네요.

위 사진을 보시면 어떤 건 글씨 선이 하얗고 어떤 건 빨갛죠? 그 차이는 예전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양각’과 ‘음각’ 개념을 떠올리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어떤 건 글씨 선이 하얗고 어떤 건 빨갛죠? 그 차이는 예전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양각’과 ‘음각’ 개념을 떠올리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흔히 도장에 많이 쓰이는 게 양각, 즉 글씨 선이 하얗게 보이는 형태입니다. 반면, 음각은 글씨 선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파내는 형태죠. 딱 봐도 양각보다 음각 작업이 어려울 것 같죠?

낙관 제작 도중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수단이 사포입니다. 사포를 이용해 글씨를 판 깊이만큼 갈아주면 되거든요. 이때 주의할 점은 표면이 비스듬해지지 않도록 수직으로 갈아줘야 한단 사실입니다. 어느 한쪽에 더 큰 힘이 가해지면 돌이 사선으로 기울 수 있어 글씨를 파도 잘 찍히지 않는답니다.

여기까지가 낙관 제작의 대략적 과정입니다. 참, 아래 사진에서처럼 낙관을 여러 번 겹쳐 찍으며 하트(♡) 모양을 만들면 멋진 작품이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여러분만의 낙관을 완성한 후 한 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에서처럼 낙관을 여러 번 겹쳐 찍으며 하트(♡) 모양을 만들면 멋진 모양이 나온다.

이제 낙관의 위치를 확인해볼 차례입니다. 아래 제 작품 ‘꽃’의 경우 두인은 왼쪽 위에, 아호인과 성명인은 글자 아래쪽에 각각 위치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단, 아호인과 성명인은 가로로 나란히 찍어도 무방합니다. 성명인만 찍어도 상관없고요.

 아래 제 작품 ‘꽃’의 경우 두인은 왼쪽 위에, 아호인과 성명인은 글자 아래쪽에 각각 위치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캘리그래피 선물 많이 하는 가을 되시길!

그렇게 무덥더니 어느덧 날씨가 꽤 쌀쌀해졌습니다. 따뜻한 커피나 차 한 잔이 떠오를 정도로요. 여러분 모두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요. 좋은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캘리그래피 작품도 많이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그간 제 칼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연이 닿는다면 언제 또 한 번 인사 드릴 수 있길 바랄게요. 멀리서나마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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