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vs 직장인
생각해 보면…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은 영화 Superman에서 부터 시작 되었는 지 모른다.
영화 수퍼맨을 본 나는 어린 시절 높은 빌딩을 아래서 올려다 볼 때면, 마치 내가 수퍼맨이 되어 빌딩을 옆을 스쳐지나듯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밤하늘 구름 위에 홀로 날아 올라 저 멀리 밝은 달과 별들을 보며, 또 땅 위의 반짝이는 불빛을 느끼는 상상을 하면, 그 모든 에너지는 마치 나의 가슴 속으로 들어 오는 것만 같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잡고 관람했던 수퍼맨 I 그리고 II…I 편은 내가 아직 글을 잘 읽지 못하던 어린 시절이었기에, 어머니가 영화 상영 중간 중간 나에게 자막을 읽어 주시곤 하였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후 나는 그때의 감흥을 잊지 못하고 극장에서 개봉한 IV 편과 리턴즈를 홀로 극장에 가서 관람하였다. IV편은 내가 학력 고사를 치르던 날 종로의 금성 극장이라는 2류 극장에서 관람하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IV편은 매우 졸작이었기에 1류 극장 개봉이 되지 못하였다.
사실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영화다. 2006년 개봉한 리턴즈는 개봉 당시 아이들이 어려서 가족이 같이 극장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미안한 마음에 밤 12시에 홀로 차를 몰고 수원역에 있는 극장에서 관람을 하였다.
브랜든 루스가 주연을 맡은 2006년 개봉작 리턴즈는 디지털 영상의 진보로 보다 현실적인 수퍼맨의 모습을 그려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예전의 그 감흥을 전해 주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느껴졌다. 마치 LP 판과 CD 음반의 차이와도 같았다.
그러나, 존 윌리암스가 들려주는 수퍼맨 테마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 주었다.
영화 음악 감독이자 작곡가인 존 윌리암스의 영화 주제곡들은 늘 주인공의 등장에 기대감과 자랑스러움 내지는 설레임을 더해 주는 것만 같았다.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E.T. 등등…의 음악을 통해 나는 익숙지 않은 클래식 악기음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미소년과도 같은 외모의 브랜든 루스에 비해 보다 만화 인물에 가까웠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
그는 비록 생의 후반부를 그답지 않게 휠체어에 기대어 마감해야 했지만, 그는 아직도 어린 시절 나의 가슴을 뛰게 했던 모습 그대로 기억에 남아 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가슴을 내밀며 수퍼맨의 모습으로 하늘을 가로 지르며, 그 엄청난 힘을 오직 정의만을 위해 사용하는 아름다운 영웅으로써…
이제 만 7년이 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의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수퍼맨은 새로운 의미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어린 시절 나는, 하늘을 날고 그 누구보다도 힘이 세었기에 그가 부럽고 멋있어 보였다.
이제 직장 생활 8년차인 나는 그가 멋있고 자랑스러운 영웅이 었던 그 힘이 내가 이전에 알던 힘이 아니라는 걸 점차 깨닫게 되었다.
그를 영웅으로 보이게 한 것은…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자신이 평소에 내보이지 않던 괴력을 동원해서 사람들을 돕고, 하지만, 사람들이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는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이 가져다 준 것이라는 것을…
한정된 삶이라는 시간…사랑…희생…그 속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감동…
이것이 수퍼맨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기에 자신 스스로를 위한 삶의 일부로 비춰질 수 있으며, 또한 직장인 스스로도 그와 같이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의 모습에서, 이들의 열정과 노고가 그들이 받는 월급이라는 숫자로 가치 매김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 보다 그가 속한 조직, 그들의 동료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가며 서로를 돕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열을 가진 직장인의 모습에서 나는, 수퍼맨의 감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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