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라는 자리
배영수 선수는 2005, 6년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입니다.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듯한 불꽃같은 강속구가 매력이었어요. (그런 강속구를 1회 WBC에서 이치로 엉덩이에 꽂은 이후 배열사로 등극 ㅋㅋㅋ 봉의사 전에 배열사가 있었습니다!)
2004년 10이닝 노히트 노런에 이어 2005,6년 한국시리즈를 거치면서 배영수 선수의 발꿈치는 미국에서 수술을 담당한 의사로부터 이렇게 엉망인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들을 정도로 망가집니다.
괜히 삼성팬들이 팔과 우승을 맞바꿨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ㅠㅠ
그리고 수술과 1년여 간의 재활기간을 거쳐 2008년 다시 복귀하게 되지만 아쉽게도 예전의 배영수는 아니었어요. 구속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고, 특히 작년엔 1승 12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지켜보는 팬들도 속도 까맣게 타 들어갔지만 선수 본인이 제일 괴로웠을 거에요.
7월 15일, 두산전. 이 경기 결과로 2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나름 중요한 경기였어요.
그만큼 부담감도 더했을 테지요.
그 와중에 이제 고졸 2년 차인 후배가 실책을 연달아서 하는 바람에 4대 3으로 쫓기게 되었을 때
(3점이 다 어린 유격수의 실책에서 나온 것;;; 상수야 궁디 좀 맞자!) 얼어있는 후배에게
“괜찮다”며 다독여 주는 모습에 감동 받은 건 저 하나뿐만이 아닐 거에요.
사실 김상수의 실책을 보면서 욕을 푸지기로 하고 있었는데 ^^;;;
(유독 배영수의 등판 날 이상하게 야수들의 실책이 잦고 또 점수는 더럽게 못 냅니다;;;)
제일 짜증날 위치에 있는 투수가 저러니 저도 어느새 “그래 그러면서 크는 거지! 상수 주눅들지 말고 담에 꼭 잘해라!”하고 있더라구요. ㅎㅎㅎ 다행히도 야수들이 저 날만큼은 홈런과 안타를 몰아치면서 이길 수 있었구요. 실책 남발은 여전했지만요 -_-;;;
게다가 승리투수 인터뷰에서도 어김없이 실책 한 후배를 보듬어 주고, 승리의 공을 동료 야수들에게 겸손히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에이스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는 거!
단순히 공만 잘 던진다고 해서 에이스가 되는 것은 아닐 테지요.
15일의 경기를 보면서 야구라는 운동의 에이스뿐만이 아니라 한 집단 내에서의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나름 여러모로 의미 있던 경기였습니다.
이런 에이스를 가진 팀의 팬이라서 햄볶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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