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을 왜 했을까? -1-

2010/07/20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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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 → 우리란 표현은 공동소유의 개념이라고 딴 지 걸지 말자.
걍…  부르기 편하니깐.. 그냥 넘어가 주라.

마눌과 나는 울릉도 여행가서 만났다..

나는 그전 애인과 헤어 진지 1년쯤 되었을 때였나??
하여간 여름휴가를 혼자서.. 전국투어를 계획하고.. 그 중 한 코스가 울릉도였었다.

울릉도 가는 배 안에서.. 처음 만났는데..
내 옆자리였다..
그런데.. 그 자리가 하필 화장실 바로 옆이었으니…
배타고 멀미하는 것까진 두 눈 꼭 감고 참을 수 있었다.
다만… 나와 마눌의 좌석이 화장실 바로 옆이었다는 게 문제였지.. ^^
속이 울렁울렁 메스꺼운데..
갑자기 들리는 스테레오 써라운드의 효과음..

우워~~~~~~웨~~~~~억!!!!! ㅡ,.ㅡ;;;;;;;;

이런 닝기리…..  배 안에서 멀미하는 모든 사람들이
화장실에 와서 그전에 먹었던 음식물을 눈으로 확인한다… ㅡ,.ㅡ;;;;;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안 그래도 메스꺼워 디지겠는데… 소리까지…..
으~~~~~~
참으로 참기 어렵다…..

그래도 나와 마눌은 서로를 의식하며 처음엔 잘 참았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었으니…
스테레오 써라운드의 향연이 들린 후… 시간차를 두고 아주 강력한 공격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냄.새.였다.

배 멀미로 속이 미식거려 디지겠는데… 소리로 1차 맛 가게 한 후
제대로 된 화장실냄새 + 우웩한 냄새가 섞인 가공할 공격으로
아주 한방에 정신을 잃게 만들었던 것이다.

일단 나보다 마눌의 반응이 먼저 왔었다..
바로 옆에 남정네가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우욱… 하는 단발의 효과음을 내며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이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효과음을 내더라~~~ ^^

그리고서는 우라늄 핵폭발 연쇄반응 하듯 다른사람과 같은 소리와 냄새를
밀폐된 선실 안에 뿌렸다…

결국 나 역시도.. 마눌의 (그땐 마눌이 아니었지..) 공격 한방에 연쇄반응이 일어났다..
→ 화장실 바로 옆자리인데 어떻게 피하겠는가? 가장 큰 피해자다. T.T

하여간.. 그런 사이인데.. 어떻게 잊겠는가?

그리고, 울릉도내에서 여행하다 보니, 자주 만나는 거다…
결국… 울릉도에서 나오는 배에서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었다… ^^

꽃받침한 강일중의 부인

▲ 울 마눌 사진이다

청순하고 순진하게 생겼지?
나도 배에서 맨 처음 봤을 땐 그런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이더라..

소리와 냄새는 나와 똑같더라~~ ^^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결혼이란 걸 했다….

울 마눌은… 참 잘난 사람이다..

나보다 가방 끈이 한참 길고..
→ 수능성적 1% 이내에다가… 떨어졌지만..
사법고시까지 본 경험이 있다… ㅡ,.ㅡ;;
영어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나 만났을 때..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다..
거기다가.. 라이프가드 (수영장에서 물에 빠진 사람 건지는 거..) 자격증 있고..
→ 수영 엄청 잘한다… 물속에서 장난쳤다가.. 내가 물귀신 될뻔했다..
피아노도 상당히 잘 치고…
몸매도 쭉빵….에 속한편이다…

영화 포스터 앞에서 찍은 여성
뽀샵질 전~혀 안 한 사진이다.. 이뿌지? ^^
더군다나 2세도 이뿌게 참 잘 만들었다…

빨래통에 들어간 강일중의 아들
마눌은 아들래미 이뿌게 낳아놓고 의기양양 했다.. ㅡ,.ㅡ;

그런데… 신은 참 공평하다. ^^
위에 열거한 잘난 점들..만큼….

강력한 못난 구석도 함께 주셨으니 말이다….

오늘은 맛 배기로 음식솜씨에 대해서 잠깐 더 써본다..

시집오기 전… 내가 사는 집에 와서 나한테 첫 음식으로 만들어준 게..
라.면.국.이었다…

난 말로만 들었었다… 라면 못 끓이는 사람이… 그것도 여자가… 있다는 걸..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내 마눌이었다… ㅡ,.ㅡ;;;;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해보라고 했더니..
라면 봉지에 있는 메뉴얼을 보며 (?) 이러더라..
그런데, 물을 냄비 (4인용) 에 한 가득 넣고 끓이더니…
라면 1개를 넣고 마무리…..지었다..

난 보리차 끓이는 줄 알았다.. ㅡ,.ㅡ;;;;;;;

그런데, 그게 내가 먹어야 되는 라면이란 걸 알았을 땐.. 이미 게임 오버된 상태…

일단 안 먹고 개겼다…

맛도 없고… 이런 거도 먹으면 앞으로도 이런 거 계속 먹게 될 거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이었다.. → 자주 먹었다.. T.T

나) 이런걸 어케 먹냐? 안 먹어. 버려. 내가 다시 끓여 줄께.

마눌) 아깝게 왜 버려? 안 먹으려면 먹지마. 내가 다 먹어버릴 꺼야..

하더니…. 라면스프를 우려낸 듯한 보리차 같은 맑은 국물을
사발로 떠서 마시기 시작하는 거시다..

헐~~~~~ 혼자 다 먹고 배터져 죽을 기세다……..

어쩔 수 없이… 그 맛탱이 없는 라면을 같이 먹어 주었다…….

그런데, 그 라면은 그나마 맛있는 것이었다…..
그 후로 더 엄청난 음식도 나는 먹어본 경험이 있다..

어느 날 퇴근하는데.. 마눌한테서 전화가 왔다..
맛있는 김치찌개 끓여놨으니… 얼른 와서 같이 먹자는 거다~~~

난 김치찌개를 상당히 좋아한다..

룰루랄라~~ 하며 집에 도착해서 식탁에 앉았지…
그리고, 김치찌개 뚜껑을 열어보니…

어라?? 이게 머야??

김치찌개는 자고로 불그스름한 때깔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마눌이 한 김치찌개는 투명 영롱~~~ 하다….
ㅡ,.ㅡ;;;;;;;;;;

웬지….. 마니 이상하다..

나) 마눌…… 이거 정체가 머냐?

마눌) 김치찌개.

나) 멀로 만든겨?

마눌) 백.김.치.가 남아서 김치찌개 끓였는데??

백.김.치……로 끓인 김치찌개 먹어 봤는가?

안 먹어 봤음 말을 하지 말어.

그건 한국인의 입맛을 초월한…… 지상의 맛이 아니었다.

나) (한입 떠먹어 보고… 우웩~~~) 마눌 너 이거 만들 때 맛 안 봤냐? 이런 거 어케 먹어?

마눌)
그냥 간 안보고 끓였는데? 맛이 왜?
(약간 짜증내며) 먹기 싫음 먹지마. 나 혼자 먹을 꺼야.

그러더니.. 맛도 안보고 밥에다가 대뜸 국자로 떠서 말아버린다…

그리고, 한술 뜨더니…

우웩~~~~

나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너 혼자 다 먹어라.

마눌) ………………………..

나) 그거 먹고 죽네 사네 쌩쇼 하지 말고 갔다 버려….

마눌) ………………….. 그러자………

어지간해선 안 버리는 울 마눌… 백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는 버렸다…

나중에.. 울 어마마마가 마눌의 음식 솜씨가 형편 없음을 알고..
마눌한테 일장 연설.. 설교를 하시려 는데……..

사실.. 난 결혼 전부터 마눌의 음식 솜씨를 알고 있었기에..
선수를 쳐서 어마마마의 한마디를 막아줬다…

나) 어무이. 어무니는 며느리가 필요해? 아님 식모가 필요해?
나는 식모보단, 와이프가 필요해서 결혼했는데, 어무니는 식모가 필요한겨?

머… 그 이후로, 울 어무니는… 불만은 가득 이시지만..
마눌한테 음식 못한다고 대 놓고 뭐라고는 하지 않으신다……. ^^

 

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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