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을 왜 했을까? -5-

2010/08/17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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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절 에피소드 하나..
집안 망하게 할 뻔한  이야기… ^^

우리 아내, 호기심이 아주 왕성하다.
거기다가 무모한 일도 아무 생각 없이 한다…

맨 처음엔 정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1년쯤 같이 다니다보니…
그럭저럭 적응 되더라…

그중 하나…
5년쯤 전에 코엑스에서 진시황릉 전시회가 있었다
미공개유물 특별전 진시황
웬일인지 거기를 가자고하네?
알고 봤더니 어디서 표를 공짜로 얻었나보다..
아내는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성격.
뭐, 할일도 마땅히 없는데 갔지 ^^

표를 내고 전시장 안에를 들어가 보니…
어두컴컴하다…

아마도 유물들이 많다보니…
조명 빛에 의한 파손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조명으로 셋팅 한듯 하다.
-> 오래된 유물의 경우 빛을 많이 받으면 손상된다.

그래서 입장할 때부터 카메라는 가방 속에 넣어두라고 지시를 받았다.

 

나 : 여기선 사진 못 찍는다.

아내 : 아냐. 안걸리면돼.

나 : 이거 찍어서 머하게?  걍 찍지마.

아내 : 알았다.

아내 : 카메라를 가방속에 넣었다…

 

한참을 설명해주시는 분을 따라 쫓아다니며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설명을 듣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뻔쩍!

누군가가 플래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은거다!
카메라 플래쉬의 강렬한 빛은 유물들에 아주 안 영향을 미친다..

내 뇌리를 스치는 마.누.라.웬.수……
바로 내 주변에 아내가 있는지 봤지만… 당연히 없다. ;;
설명해주신분은 이미 그쪽으로 소리치며 뛰어가고…..

아내 잡히면 이게 웬 창피함?
나혼자 살자고 도망칠수도 없는 상황이다..흑 T.T
나도 상황파악하려 슬슬 그쪽으로 가보는데…

설명하신 분이 씩씩거리며 다시 돌아오신다….
-> 잽싸게 도망간 모양이다………

설명하시는분 : (씩씩거리며) 여러분 여기에선 절대로 카메라 안됩니다….
아……….. 이런 웬.수………
한참 있으니…. 어느순간 살며시 내 옆에 붙어있는 마누라….
 

나 : 너냐?

아내 : 나도 올매나놀랬다고…. 플래쉬 터질줄 몰랐어…
그래도 잽싸게 도망가서 안잡혔다… 잘했지?

나 : 야이…웬수야… 이렇게 어두운데 안터지겠냐?

아내 : 몰랐다니깐~~~~

어흐흐흐……………………..  이걸 때릴수도 없꼬…

 
관람을 마치고 밖에 나오니…
사진을 못찍은 아내… 많이 서운한가보다…
입구에 서있는 말 옆으로 간다….

 

 

아내 : 나 사진 찍어줘~

나 : 넘 가까이 붙지마.. 부서진다.

아내 : 이건 사진 찍으라고 여기에 놓은거야..

나 : 아~ 가까이 가지 말라니깐..

아내 : 괜챦다니깐~~~~~

하더니… 포즈를 잡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당신 같으면 어떻게 잡겠는가?
나라면 그냥 옆에 다소곳이 서 있는다….

특이한 우리 아내…
말 귀를 잡는다…
그.런.데….   쏙 빠져 버리는 말 귀…..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내 표정..

에드바르 뭉크, 절규
*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에드바르 뭉크 [절규]/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정말 너무 놀래서 머리통에서 혼이 쏘옥~ 빠져나가는듯 했다..

 

아내 : 이거 어떻게해?

 
아~이 웬수..
사고는 자기가 쳐 놓고선.. 나한테… 뭘 어떻게 하라고…
 

나 : 아~~ 이 웬수야~ 내가 가까이 가지 말랬지?

아내 : 아 이거 어떻게 하냐고~~~

나 : 뭘 어떻게해…….. 빨리 다시 꽂아놔~~~~

 
아내는 급히 뽑힌 말 귀를 다시 꽂는데…
이게 꽂혀서 고정이 안 되고 다시 빠진다……
아내는 말 귀를 부여잡고…끙끙….

내가 다시 꽂아보려 자세히 보니 이거 뭐야…
100원짜리 스카치 테이프로 아래쪽을 돌돌~ 말아 놓은 게 보인다…;;;

아마도 우리 말고도 여럿이 말 귀를 뽑았었나보다…
그리고 헐렁해진 말 귀….
넘 헐렁해져서 스카치 테이프를 붙혀서 그나마 빡빡하게 꼽아 놓았는데…

우리 아내…그걸 또 뽑아버렸고….;;;;
아…….신이시여…
결국 살포시 다시 꼽아놓고 그냥 올수 밖에 없었다…

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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